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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억의 라이브퀴즈쇼 잼라이브
    일상 2022. 10. 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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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주식으로 돈 벌기 참 어렵다. 하방으로 무한정 갈 것 같기도 하지만, 어느 순간 인버스에 배팅을 하면 기가 막히게 물린다. 그래서 또 롱을 잡으면 또 롱에 물린다. 지지부진한 증시가 2022년 동안 지속되면서 문득 꽤 짭짤한 용돈벌이가 되었던 잼라이브가 생각났다.

     

    2018년도였을 것이다. 군 전역을 하고 이제 막 직장에 자리잡은 나는 전역 후 처음으로 군대 동기들을 만날 자리가 있었다. 그 당시 친구가 점심시간마다 하는 게임이라며 잼라이브를 한 번 해보기를 추천했다. 퀴즈를 맞히면 돈을 준다는 것이다. 띠용? 돈을 준다고? 잼라이브의 규칙은 간단했다. 진행자가 문제를 내면 참가자인 나는 N지선다 문항 중 고르면 되는 것이다. 초창기 잼라이브의 사회자는 방송인 김태진 씨였다. 잼라이브의 진행자를 잼아저씨라고 불렀는데, 잼아저씨가 내는 문제를 맞히는 것은 여간 쉬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어떤 민족인가? 예전에 퀴즈퀴즈라는 온라인 퀴즈 게임도 족보를 만들어버린 민족이 아닌가? 라이브 쇼이기 때문에 족보는 만들 수는 없었지만 라이브 족보(?)를 만들어내고야 말았다. 잼라이브가 시작되면 정답공유기 웹페이지에서 모여 문제가 나오는 몇 초 동안 먼저 답을 발견한 사람이 채팅창에 답을 올려주는 식으로 집단지성을 발휘해 퀴즈에 살아남았다. 물론 정답을 말해주는 사람이 항상 정답만 올려주는 건 아니다. 간혹 악의적으로 오답을 말하여 대거 탈락을 유발하는 빌런(?)이 등장했다.  항상 공유기의 답을 믿을 수 없었기에 나는 나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엄청난 검색 능력으로 정답을 찾아내고 말았다. 그리하여 잼라이브에 눈을 뜨게 된 나는 거의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잼라이브와 함께 했다.

     

    잼라이브는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 퀴즈쇼의 형태다. 최종 문제까지 맞히는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우승자가 가져가는 상금의 액수가 커지는 시스템이다. 100만 원의 상금이 걸린 문제에  5명이 최종 우승자면 1명이 20만 원을 가져가는 구조이다. 하지만 참가하는 인원이 적게는 몇천 명 많게는 몇만 명 규모였기 때문에 만원 이상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었다. 평균적으로 매 회 천 원 정도씩이 우승상금이었던 것 같다. 잼라이브 초창기엔 하루에 2번의 방송이 진행되었다. 점심 라이브, 저녁 라이브. 점심 라이브는 직장에 있었기 때문에 참가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저녁 라이브엔 거의 1년 동안 빠지지 않고 참여했었다. 한 게임에 몇 천 원짜리 게임이었지만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부모님 폰과 내 서브 폰 등을 모아 게임에 참여하면 4개 정도까지 참여할 수 있었다. 그 이상은 정답을 누를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이 부족했다. 보통 4개의 폰을 모두 우승시키는 것은 어려웠다. 7번째 문제(마지막 문제)는 난이도가 상당했기 때문에 보통 마지막 문제에서 나눠서 찍어 우승 확률을 높이는 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우승하지 못하는 날이 거의 없었다.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유행할 때라 날마다 소확행을 누리는 기쁨이 상당했다.

     

    그러던 중 잼라이브의 흥행으로 인해 비슷한 다른 종류의 라이브 퀴즈쇼들이 등장했다. 더퀴즈라이브(더퀴라), 퍼프 퀴즈쇼, 큐피트 등이 있었는데, 나는 퍼프와 큐피트 그리고 통통 퀴즈쇼(증권방송사가 주관했던 퀴즈쇼)를 했다. 그래서 퇴근 후 집에 오면 퀴즈를 풀어야 하는 스케쥴(?)이 있어서 꽤 바빴다. 7시 퍼프, 8시 잼라이브, 9시 통통. 한 라이브당 10~15분 정도 진행했기 때문에 퀴즈 하나 풀고 조금 쉬었다가 또 퀴즈 풀고 또 풀었다. 주변 지인들은 굉장히 부지런하다고 칭찬을 했는데 정작 나는 퀴즈 푸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매일 참여할 수 있었다.

     

    퍼프는 우승 포인트를 모아 모바일 상품권(편의점 먹을 것, 도서문화상품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잼라이브는 5천 원 이상 모으면 출금이 가능했던 것 같았고, 큐피트도 비슷하게 최소 출금 금액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통통 퀴즈쇼는 좀 특별했던 게 증권방송사에서 진행하는 퀴즈쇼다 보니 새로운 시도로 TT코인을 우승상금으로 주었다. 그 당시만 해도 코인이 매우 붐이어서 우승상금을 TT코인(통통 코인)으로 지급했다. 내가 했던 모든 퀴즈쇼들은 현금화가 가능해 통장에 현금이 쏙쏙 찍혔다. 하루에 적게는 몇 천 원 많게는 3~4만 원씩 벌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상금을 받아본 건 통통 퀴즈쇼에서 받았었는데, 서바이벌 퀴즈에서 살아남아 30만 원 정도를 받았던 적이 있다. 30만 원 정도 받으니 방송담당자에게 축하전화도 오고 세금도 떼어가더라. 세금은 떼었지만 그때의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지금도 그날이 생각난다.

     

    2018년 5월 정도부터 잼라이브를 시작해서 2019년 여름 정도까지 1년가량 꾸준히 해왔다. 2019년까지만 꾸준히 했던 것 2019년 여름 정도를 기점으로 해서 라이브 퀴즈쇼가 사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금도 예전만큼 쏠쏠하지 않았고 더 이상 열정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약 1년 정도의 라이브 퀴즈쇼 참여 동안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퀴즈쇼 참여로 인해 알게 된 여러 지식들, 약간의 상금이 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말은 최영 장군이 한 말이라고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잘못되었다. 최영 장군의 아버지, 최원직이 한 말이다. 잼라이브가 아니었다면 내가 어찌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1년 동안 열심히 퀴즈쇼를 하니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로 모을 수 있었다. 나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했던 취미라 누군가에게 자랑을 하고 싶지만 이제는 사라진 것이라 자랑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이렇게 적었다. 안녕 잼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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